나는 손주를 돌보기 전까지 육아를 경력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직접 아이를 돌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아이를 관찰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판단하고, 감정을 조절하고, 관계를 만들고, 아이의 성장을 돕는 일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 반복해서 수행하며 배우고 익힌 경험을 왜 경력이라고 부를 수 없을까. 『육아경력』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1. 관찰력 — 아이의 말과 행동, 작은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는 힘
2. 자기조절력 — 자신의 감정과 반응을 조절하며 상황에 대응하는 힘
3. 관계역량 — 아이와 부모, 가족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힘
4. 성장지원력 — 아이가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도록 기다리고 돕는 힘
5. 갈등조정력 — 서로 다른 요구와 감정이 부딪힐 때 조정하는 힘
6. 상황판단력 —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힘
7. 학습적응력 — 새로운 정보와 경험을 배우고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힘
이 일곱 가지 역량을 먼저 정해놓고 육아 경험을 끼워 맞춘 것은 아니다. 아이를 돌보며 실제로 겪었던 여러 장면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그 과정에서 내가 반복해서 사용하고 새롭게 배우게 된 능력들을 하나씩 찾아보았다. 그렇게 경험을 분류하고 연결하는 과정에서 일곱 가지 역량으로 정리하게 되었다. 이것은 현재의 분류이며, 앞으로 공부와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검토하고 수정될 수 있다.
『육아경력』은 손주를 돌본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기록이다. 그러나 이 책이 묻고자 하는 것은 한 할머니의 육아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아이를 돌보느라 직장을 떠난 부모,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의 시간을 사용한 사람들의 경험은 어디에 남는가. 그 시간 동안 배우고 익힌 능력은 왜 경력의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가. 『육아경력』은 내가 직접 살아낸 육아의 장면들을 통해 이 질문을 던지고, 육아 경험을 일곱 가지 역량이라는 언어로 다시 바라보려는 첫 번째 시도이다.
현재: 원고 완성 · 출판사 투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