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4일
Research Notes
나는 살아오면서 직업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배웠고, 부모를 돌보면서 배웠다. 낯선 나라로 이주하면서 다시 배우기 시작했고, 직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남아 있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배우고 있다. 여행을 하면서도 낯선 장소와 사람, 역사 앞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을 발견한다.
그런데 이런 경험들은 대부분 경력이라고 불리지 않는다. 돈을 받고 한 일도 아니고, 직함이 주어진 것도 아니며, 이력서에 기록되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에서 질문을 시작하려 한다.
육아는 경력이 될 수 있을까.
부모를 돌본 시간은 한 사람에게 무엇을 남길까.
이민이라는 낯선 경험 속에서 사람은 무엇을 배우는가.
직업에서 은퇴한 뒤에도 새로운 경력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여행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배움의 경험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아직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모두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앞으로 공부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살아온 경험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답을 찾아가려고 한다.
이 기록은 그 과정의 시작이다.
완성된 이론을 발표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한 사람의 경험에서 시작된 질문이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만나고, 공부와 연구를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기록하기 위한 공간이다.
오늘부터 그 과정을 하나씩 남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