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경력을 쓰면서 나는 아이를 돌본 경험에서 어떤 역량이 만들어졌는지를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부모를 돌본 시간을 다시 돌아보면서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되었다. 늙어가는 부모 곁에서 가족은 역할을 나누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감당하고, 때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순간을 함께 지나간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잘하게 되었는가보다,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받아들이게 되었는가가 더 크게 남았다. 그렇다면 이것 역시 한 사람의 삶에 축적된 경력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돌봄경력』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1. 부모를 돌본 경험은 한 사람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2. 가족이 함께 부모를 돌볼 때 각자가 맡은 서로 다른 역할과 경험은 어떻게 하나의 돌봄을 이루는가?
3. 돌봄에서 얻는 것은 ‘역량’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아니면 배움·변화·수용과 같은 다른 언어가 필요한가?
4. 직업도 아니고 보상도 받지 않은 부모 돌봄의 시간을 우리는 하나의 경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한 부모를 돌보았지만 가족 모두가 같은 돌봄을 경험한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의료적인 판단을 맡았고, 누군가는 부모 곁에서 실제 간병을 감당했으며, 누군가는 생활을 돌보고, 또 누군가는 멀리서 정서적·재정적 역할을 맡았다. 각자의 자리와 역할은 달랐지만 그것들이 모여 부모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 지탱했다. 『돌봄경력』에서는 이 서로 다른 경험을 여러 개의 창으로 바라보면서, 가족 돌봄이 한 사람의 희생이나 한 가지 역할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현재: 인터뷰 전 초고 작성 · 가족 돌봄 경험 재구성 중